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 신청 소식에 가상자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중앙화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크립토 겨울에도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일정 폭을 유지하며 미국 월가의 상징격인 블랙록마저 가상자산 시장에 적극 뛰어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도 미국 중심의 전통 금융이 흔들리는 틈을 기회로 삼아 홍콩 내 기관투자가 진입을 허용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 내 기관의 역할이 두드러지는 모양새죠. 실제 기관투자가 거래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76%보다 일 년 새 10%포인트 늘었습니다.
🤔 “BTC 등장 역시 글로벌 금융 위기로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식지 않는 배경에는 전통 금융 시장의 위기도 한몫 했는데요. 지난 3월 미국 실버게이트 은행을 시작으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까지 이어진 연쇄 파산 사태는 전통적인 금융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웠죠. 크리스 버니스키 전 아크 인베스트먼트 가상자산부문 총괄은 “비트코인은 글로벌 은행들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2009년에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한 것 역시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보여진 금융 시스템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 명칭은 신탁, 기능은 ETF
대규모 자금을 움직이는 기관투자가들의 가상자산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통 금융기관들 역시 분주한 가운데, 이전부터 가상자산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가장 먼저 움직였습니다. 블랙록은 지난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iShares Bitcoin Trust)’ 출시 신청서를 제출했죠. 명칭은 신탁이지만 상품이 나스닥에 상장되고 티커가 있다는 점에서 기능적으로는 ETF와 동일하다는 분석입니다. 또 다른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역시 블랙록에 이어 비트코인 ETF 신청을 준비 중이고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 인수 또한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며 시장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10시 25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는 전일 대비 5.11% 오른 3만 201.6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 기관 투자 증가에 中도 서두르는 중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5년 1월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규제안이 발효되면 기관의 가상자산 수용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하죠. 이에 중국은 홍콩을 가상자산 허브로 만들기 위한 기틀을 빠르게 다지고 있습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가상자산 허가제를 도입해 기관투자가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기도 했죠.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기관의 자격요건 등 규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홍콩을 통해 가상자산 사업을 확장하려는 전통 금융기관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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