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CPI 공개 직후 자산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뉴욕 증시의 경우 다우지수는 0.67%, 나스닥과 S&P500지수는 각각 0.15%, 0.45% 하락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1만 8999달러까지 하락했으나 곧 2만달러까지 상승하며 낙폭을 만회했다.

◇ 예상 뛰어넘은 美 소비자물가... 7월 '100bp' 인상 가능성↑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상승했다.

앞서 지난 5월 C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8.6% 상승하며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CPI 상승률이 이를 뛰어넘으며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발표에 앞서 미국 백악관은 소비자물가가 높게 나올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지난 6월 휘발유 가격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은 대부분의 재화를 수입한다는 구조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에너지와 음식, 주거비가 상승하면서 미국 CPI를 끌어올렸다"고 짚었다.

소비자 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26일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시장은 연준이 6월에 이어 7월에도 금리를 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6월 CP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준이 금리를 100bp 인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BC캐피털마켓의 톰 포셀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7월 75bp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연준이 원하지는 않지만 100bp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이 9월에도 75bp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전 11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는 기준금리 100bp 인상 가능성을 82.7%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 =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금리 인상 전망 / 웹사이트 갈무리

◇ 사상 첫 빅스텝 단행한 한은, 금리 인상 계속한다

앞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50bp포인트 인상했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2.25%다.

기준금리를 한번에 50bp 올리는 빅스텝은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4월, 5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것도 전례가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오름세가 이미 높은 수준인 데다 물가·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물가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남은 세 차례의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추가 인상할 뜻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금리를 당분간 25b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50bp다. 미국 연준이 이달 금리를 75bp 인상하면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이 총재는 "금리 역전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로 인한 신흥국 파급 영향 등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 비트코인 추가 하락 가능성... 하락장 4분기에 끝날수도

CPI 발표 직후 비트코인은 1만8999달러까지 하락했으나 밤새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만회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이틀 만에 2만달러선을 되찾았다.

다만 이같은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어닥스의 리서치센터는 "비트코인의 매수세가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세가 볼린저밴드(Bollinger Band) 상한선을 뚫지 못하고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볼린저밴드는 미국 재무분석가 존 블린저가 개발한 주가 기술 분석 도구로, 표준정규분포 함수를 통해 주가의 가격변동성과 추세를 분석한다.

코어닥스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모두 거시경제 요소에 영향을 받아 당분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긴축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거나 그 이하의 수준에 머무른다면 올 하반기 반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빗에서도 올해 말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장을 벗어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하락장은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이 발단이라는 점에서 2018년 말~2019년 하락장과 유사하다"며 "중요한 것은 금리 인상 자체보다 시장에 이미 반영된 기대치 대비 실제로 실현되는 연준의 통화정책"이라고 짚었다.

정 센터장은 "연준의 기준금리는 2022년 4분기 정점을 찍은 후 상승세가 둔화될 것(peak out)으로 보이며, 물가 상승 정도는 2022년 2분기 이후부터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암호화폐 하락장을 벗어나는 시기를 올해 4분기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