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22'가 폐막했다. 글로벌에서 15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석했고, 약 5만명의 참관객이 전시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연결성의 촉발'을 주제로 3년만에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된 이번 MWC에서는 '메타버스'와 '혼합현실(XR)' 등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를 둘러싼 망 이용 대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메타버스·XR'가 핵심 화두로 떠오른 MWC 2022

MWC에 참가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플랫폼부터 기기까지 각각 다른 형태로 메타버스 기술을 뽐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도 "미래 시대는 고도화된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혁신적 디지털 기술이 융합, 가상융합공간(메타버스)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신대륙을 개척하는 디지털 대항해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 이프랜드 전시관.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이프랜드 전시관.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전시관 중앙에 마련된 LED 전광판에서 이프랜드의 대표 아바타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별도 마련된 '메타버스 존(Zone)'에서 메타버스 갤러리, 메타버스 K팝 콘서트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게 했다. '4D 메타버스' 체험은 MWC를 주최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도 메인 홈페이지에 전시 사진으로 사용할만큼 이번 MWC의 마스코트로 떠올랐다. 이밖에 SK텔레콤은 관람객이 원격로봇으로 스페인 현지 MWC를 직접 투어할 수 있게 만든 메타버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KT 역시 메타버스 기술에 대해 언급하며 관련 사업 현황을 공유했다. 윤경림 KT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은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을 가진 스튜디오지니, 금융 프로세스를 탑재한 케이뱅크를 앞세워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전시에서 황현식 대표가 글로벌 기업과의 사업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특히 확장현실(XR) 콘텐츠를 선보인 것이 눈길을 끈다. 여행·웹툰·게임·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3000여편의 XR 콘텐츠를 공개, XR 콘텐츠로 중동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황 대표는 "유플러스 아이돌 라이브, 유플러스 라이브와 같은 플랫폼까지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메타버스용 AR 기기를 준비 중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총괄(부회장)은 이번 MWC에서 "삼성전자도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제품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 등도 메타버스 열기에 탑승했다. 이번 MWC서 화웨이는 자사 AR 안경 '스마트글래스'와 자체 검색엔진을 활용한 AR 검색 서비스를 공개했다. 오포는 이달 판매되는 AR 기기 '에어글라스'를 선보였다. 반짝짜리 안경 형태로 이뤄진 이 기기는 무게가 30g 밖에 되지 않는 '초경량'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신제품 경쟁도 '눈길'...오픈랜·v랜 기술 및 ESG 강조

스마트 디바이스 신제품 경쟁도 펼쳐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MWC에서 대규모 전시관을 열고 갤럭시S22 시리즈 등 혁신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신제품인 '갤럭시북2프로', '갤럭시북2프로360' 등 차세대 갤럭시북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MWC에서 차세대 갤럭시북을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번 MWC에서 차세대 갤럭시북을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통신 부문에서는 오픈랜(OPEN RAN)과 v랜(vRAN)이 화두였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노키아, 에릭슨 등 300여개 이상 기업·기관으로 구성된 글로벌 오픈랜 기술 연합체 '오랜(O-RAN) 얼라이언스'와 세계 주요 네트워크 장비기업들이 진화된 오픈랜 표준과 구동을 시연했다. SK텔레콤은 v랜 연구사례를 공유했다. 

이밖에도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5G 단독모드(SA) 상용망 장비 환경에서 '5G 옵션4' 기술을 검증한 사례를 선보이기도 했다. '5G 옵션4'는 5G 코어와 기지국 장비만을 이용하는 SA 기술인 '옵션2'에서 한단계 진화한 방식으로, 5G 코어에 4G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을 함께 연결하는 차세대 5G SA 표준 기술이다. 

ESG 경영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SK텔레콤은 MWC 2022의 부대행사인 4YFN(4 Years from Now)에서 AI와 무인 다회용컵 반납기를 활용해 일회용 플라스틱컵의 사용을 줄이는 다회용컵 사용 프로젝트 '해피해빗'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MWC서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를 적용한 여러 모바일 제품과 포장재를 선보였다. 

화웨이도 ESG를 전면에 내세우며 친환경 행보를 펼쳤다. 제이 천 화웨이 아태지역 부사장은 "화웨이는 10년 전부터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탄소배출 감소·재생에너지 사용 증대·순환경제 촉진·자연보호 등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망 사용료 이슈 MWC서 재점화

이번 MWC에서는 망 사용료 이슈도 재점화됐다. GSMA는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들이 망 투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MWC를 시작으로 망 이용료 이슈에 대한 본격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GSMA 이사회 보드 멤버인 구현모 KT 대표가 이번 MWC에서 글로벌 망 이용대가를 언급했다. /사진=KT
GSMA 이사회 보드 멤버인 구현모 KT 대표가 이번 MWC에서 글로벌 망 이용대가를 언급했다. /사진=KT

GSMA 이사회 보드 멤버인 구현모 KT 대표는 "이번 GSMA 이사회에서 글로벌 CP의 망 투자 분담안 관련 보고서를 승인했다"며 "3가지 방안이 논의됐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에 글로벌CP들이 돈을 내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특히 구 대표는 '망 이용 대가' 대신 '망 투자 비용 분담'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구 대표는 "망 이용 대가(라고 하)면 통신사업자가 이쪽(이용자)에게서 돈 받고 저쪽(CP)에서 돈을 받는다고 이야기한다"며 "정확하게는 지금까지 통신사업자 혼자 진행하던 망 투자를 글로벌 CP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올해 MWC는 약 1500개 기업이 참가해 코로나 이후 3년만에 성황리에 개최되었다"며 "CES가 B2C의 다양한 미래 기술을 보여줬다면 MWC는 버티컬 영역에서 타산업과의 콜라보와 관련 기술들이 소개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양한 5G 가상화 기술, 엣지컴퓨팅, 클라우드 등 커넥티버티 관련 새로운 기술들이 논의 됐고 탄소중립, 자원재활용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있는 행사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