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뱅크런’을 이유로 파산했습니다. 뱅크런은 대규모 인출 대란을 의미하죠.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뱅크런의 과정을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자산이 급증했지만 SVB의 주고객이었던 스타트업들은 대출을 잘 받지 않아 SVB는 자금 대부분을 미국 국채에 투자했으나 금리가 상승하며 국체값이 급락한 것이죠. 이에 은행의 손실은 커졌고 예금이자를 확보할 자금이 없어 최근 3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불안했던 기업과 개인이 돈을 대거 인출하기 시작했고 하루 만에 총 56조원에 달하는 돈이 SVB에서 빠져나갔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거대 은행으로 꼽히는 SVB, 원래 이렇게 큰 은행도 초고속으로 파산하기 쉬운 걸까요? 미국 내 경제 혼란을 막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서 예금자에 한도 없이 예금 자산 전액을 보상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는데요. 미국 내에서도 영향력이 그만큼 컸다는 소리죠. 무엇이 SVB의 초고속 파산을 가능케 했을까요.

 

📱 너무 쉬워진 ‘뱅크런’, 알고 보면 스마트폰이 범인?

  

SVB의 폐쇄의 여파에 또 다른 친(親)암호화폐 은행인 시그니처뱅크가 문을 닫았습니다. SVB 파산의 여파를 직격타로 맞을 수 있는 은행의 구조적 위험을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고는 했지만, 전 세계적 충격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SVB는 긴급 자금 조달 등의 위기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 이틀이 채 되지 않아 초고속 파산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런 초고속 파산이 가능해진 주 원인으로 ‘시간·공간적 제한이 없어진 인출’을 꼽았죠. 너무나 자유로운 인출을 도운 일등공신은 바로 스마트폰인데요. 개개인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니 예금자가 대규모로 인출해 발생하는 ‘뱅크런’도 집에서 손만 움직이면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인출을 하려면 직접 은행을 방문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해 뱅크런도 몇 주씩 걸렸던 과거는 이제 옛날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SVB만 파산하라는 법도 없죠. 이에 금융 당국은 은행의 파산 여파가 다른 은행으로 옮겨 붙는 상황을 가장 경계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 도마 위 경영진, 원인 규명과 책임을 요구한다

  

현재 미국 연준은 파산한 SVB를 감독하고 규제했던 기관을 포함해 SVB의 파산으로 직결된 여러 요인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대규모 인출 등 자금의 심각한 유동성 문제가 주 원인이라고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이유의 신빙성을 인정하면서도 어떻다 할 공식적인 원인 규명 및 발표는 없는 상황을 지적하고 있죠. 조 바이든 대통령도 SVB 경영진의 책임을 강조하며 “은행 파산의 배후에 있는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귀책 사유가 인정될 경우 기소될 수 있다”며 “더욱 철저하고 강력한 조사가 필요하며 근본적으로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완벽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죠, 더불어 잇따라 폐쇄한 시그니처뱅크는 파산 직전 경영진이 경영상 문제가 없다고 밝힌 사실이 드러나며 주주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시그니처뱅크가 은행의 상황에 대해 허위 또는 과장의 진술을 함으로써 폐쇄와 인수에 대한 가능성을 숨겼다는 말이죠. 거대 은행의 파산과 사후 처리, 경영진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