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상자산(코인)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국내외 주요 거래소 중 발빠르게 루나 거래중단을 진행, 그 배경을 두고 이목이 쏠린다. 덕분에 막판 투기 수요 유입도 대폭 줄일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22일 가상자산 거래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 20일 정오를 기점으로 루나 거래 지원을 종료했다. 국내 주요 거래소 중 가장 발빠른 행보다. 지난 13일, 루나 사태가 불거지자 두나무는 수차례 투자 경고 공지를 올린데 이어 입출금 시스템을 정비해 루나 사태의 피해 확산을 막았다.

거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기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이 업비트에선 불가능한 루나 파생시장(선물 거래) 쪽으로 이슈몰이를 이어간 데다, 업비트 내 루나 원화거래가 지원되지 않아 애초부터 거래량이 거의 나오지 않아 부담이 적었을 것"이라며 "바이낸스, 빗썸 등과 달리 업비트가 상장 폐지를 빠르게 가져간 것 또한 테라 이슈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일주일 새 전세계 루나 거래량 중 업비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17일과 18일의 경우, 수백억원 규모의 투가 자금이 몰리며 국내 거래량 또한 소폭 늘었으나 전세계 루나 거래량 대부분은 바이낸스와 바이비트 등 해외 거래시장에서 소화됐다. 조세회피처에 본사를 둔 것으로 알려진 바이낸스에선 루나 수수료가 불과 일주일새 4000억원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정된다. 

덕분에 루나 거래가 지원됐던 지난 20일 정오까지, 업비트 내 루나는 일주일간 별다른 가격 변동을 보이지 않고 0.3원선을 맴돌다 시장에서 사라졌다. 개당 0.3원은 업비트 론칭 이래, 개별 코인의 가격으로는 최저가다. 이에 상장폐지를 앞두고 비일비재했던 시세조작 세력의 개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때문에 소위 '가두리장' 또한 연출되지 않았다.

사실 두나무는 이미 1년전부터 루나의 발행사 테라폼랩스와 거리를 둬 왔다. 두나무는 지난 2021년, 투자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가 보유했던 루나 2000만개를 처분했다. 앞서 두나무는 카카오벤처스, 해시드 등과 의기투합해 결제 기반 블록체인을 앞세운 테라폼랩스에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2020년 들어 점차 권도형 대표 등 테라폼랩스 경영진이 디파이를 앞세워 규제 회색지대로 나아가자 빠른 철수를 택했다.

당시 두나무의 루나 매각 차익은 1000억원대에 달했지만, 개당 매각가는 6500원대로 이는 올해 고점인 20만원선과 비교하면 3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루나 매도로 천문학적 차익을 거둔 해외기관과 비교하면, 사실상 실패한 투자였다. 특히 루나 전량 매도 이후에도 두나무는 루나 원화상장을 용인하지 않았다. 이때문에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업비트를 비난하기도 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큰돈을 벌 기회를 날린 두나무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지만, 규제 회색지대에서 폰지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던 테라폼랩스를 일찍 손절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빗썸, 코인원 등 타 거래소와 달리 원화거래 대신 BTC 마켓만 거래를 용인한 것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에서 앞서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