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2만1600달러선까지 내려가며 18개월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40년 최고치를 기록한 물가 상승세에 전통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상태에서 암호화폐 대형 업체가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 전반에 공포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거시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비트코인은 지난 3월 4만9000달러선에서 현재까지 12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14일 오전 10시 30분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전날 대비 18.62% 하락한 2만125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ETH)은 14.7% 급락한 1156.29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 암호화폐는 하루 평균 15%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약 3조 달러에 달했던 암호화폐 시총은 현재 9885억 달러로, 지난해 2월 이후 처음 1조 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짙어진 '자이언트 스텝' 그림자에 전통·암호화폐 시장 '휘청'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8.6% 상승했다.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가장 가파른 물가 상승세다. 


코로나발 경기 침체를 부양하기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풀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긴축 정책에 들어갔다. 지난 3월에는 3년 만에 0.25%포인트, 5월에는 22년 만에 0.5% 포인트 '빅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긴축 정책에도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14~15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더욱 짙어지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1994년 이후 처음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투자자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 증시는 크게 휘청였다. S&P 500 지수는 4% 폭락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3.73%, 독일 DAX지수는 2.23%, 유럽 STOXX600지수는 2.16% 하락했다. 


암호화폐 관련주도 큰 타격을 받았다.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나스닥 상장사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R) 주식은 약 26%가 빠졌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12만9918 BTC를 보유 중이며 현재 평가손실액이 10억 달러에 달한다. 


이밖에도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채굴업체인 마라톤디지털, 라이엇 블록체인, 아르고 블록체인 등은 주가가 10%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셀시우스' 인출 중단 충격 


암호화폐 시장 급락을 촉발한 건 거시 경제 불안 뿐 아니다. 암호화폐 시장 내부 균열이라는 악재까지 더해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대형 암호화폐 대출 업체 셀시우스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인출 중단을 발표했다. 셀시우스는 "시장 상황 악화로 인출, 스왑, 계정 간 이체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고객 자산 보호, 유동성 안정화 및 서비스 복구를 약속했지만 명확한 인출 재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저금리 상황에서 높은 이자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던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는 지난 1월 기준 181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 중이었다. 또 지난 4월 당시 약 3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15만 개를 보유한 상태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보유 이더리움 분실 사고가 있었고, 이더리움 가격 하락과 함께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지급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셀시우스는 뉴욕 검찰에 운영 중단 명령을 받았으며,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도 받는 등 규제 압력도 받고 있다. 이번 인출 중단 소식은 자체 토큰 가격을 50% 이상 하락시켰다. 


경쟁 기업인 넥소(Nexo)가 셀시우스 자산을 모두 취득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테라 사태처럼 업계 대형 플레이어의 붕괴가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한때 바이낸스에서도 비트코인 인출이 일시 중단되면서 불안감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한편, 바이낸스는 공식 트위터에서 "월렛 통합 노드에서 발생한 작은 하드웨어 에러를 복구하던 중 문제가 발생했다"며 관련 문제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업계 곳곳에 '겨울' 흔적 


강력한 거시경제 압박에 암호화폐 시장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 펀드 코인쉐어스의 주간 자금 흐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암호화폐 투자 상품에서 1억2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비트코인 펀드에서 5700만 달러, 이더리움 펀드에서 41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암호화폐 업체들은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과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는 각각 전체 인원의 5%인 260명, 20%인 17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는 10% 감원 계획을 밝혔고, 코인베이스도 채용 중단, 채용 제안 철회 등을 결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