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터넷주에 밀려 수십년간 저평가 구간을 벗어나지 못했던 보안업계가 구글(알파벳)의 대규모 '빅딜' 덕에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여전히 횡행한 대북 리스크, 삼성전자의 해킹 사건까지 터지면서 보안주를 주목해야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이버 전쟁에 삼성 해킹, 구글 빅딜까지...대세는 보안주!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은 최근 사이버 보안회사 맨디언트(MNDT)를 54억달러(약 6조67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알파벳은 맨디언트를 주당 23달러씩 현금으로 인수, 구글 클라우드와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현재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에 이어 세계 3위다. 맨디언트 인수는 알파벳이 2012년에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2번째로 큰 규모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 인수라는 '게임 빅딜'를 이뤄낸 가운데, 구글은 '보안 빅딜'을 성사시킨 것.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주목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이버 공격이 광범위하고 진화된 방식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해킹 그룹 '어나니머스'의 러시아 공격을 필두로 러시아발 사이버 공격 역시 우크라이나를 비롯, 전세계 상대로 잇따르는 양상이다.

국내 해킹 피해 역시 잇따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해킹그룹 '랩서스(LAPSUS$)' 공격으로 인한 일부 기밀 자료를 유출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보안 역량을 갖춘 삼성전자까지 구멍이 난 만큼, 다른 산업군의 위기감도 증폭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솔라윈즈(Solarwinds) 공급망 해킹 사태로 미국 핵안보국, 재무부 등 1만8000여개 기관이 피해를 입었고 지난해 5월 미국에선 동부 해안 에너지 공급량 40% 이상을 차지하는 콜로니얼(Colonial) 송유관을 대상으로 랜섬웨어 공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글로벌 보안 투자는 이제 시작...투자 포인트는 

이처럼 해킹 피해 사례가 비일비재하자, 세계경제포럼은 인류가 마주할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로' 사이버 보안 실패'를 꼽았다. 이같은 상황에도 지금까지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보안 지출액은 크지 않았다. 지난 2021년 글로벌 사이버 보안 지출 전망치는 2624억 달러로 글로벌 IT 지출 전망치의 6% 수준에 불과했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국내서도 보안기업 시가총액은 수년째 1조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기업이 안정적인 보안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IT 예산의 10~15%를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가 크게 늘고 있어 기업의 사이버 보안 지출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사이버 보안 연구업체 'Cybersecurity Ventures'는 기업 보안 지출이 2025년까지 연평균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역량있는 보안주를 찾아 선제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해외에선 팔로알토를 비롯한 네트워크 보안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와 네트워크 방어벽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떄문이다. 해킹 방식이 다각화되며 클라우드-네트워크 보안을 모두 포함한 복합적인 사이버 사업자의 몸값이 뛸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네트워크접근제어(NAC), 단말 이상행위 위협·탐지 등 내부 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통합 솔루션 보유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선 엔드포인트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엔드포인트란 네트워크에 최종적으로 연결된 PC와 모바일 기기 같은 IT 디바이스를 의미한다. 엔드포인트는 해커들에게 쉽게 노출돼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보안 환경이 열악하다. 이때문에 엔드포인트에서 사이버 공격을 막아주는 EDR(Endpoint Detection and Response,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 상품의 경쟁력이 투자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비식별화 솔루션과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시장도 주목해야한다. 메타버스와 NFT 등 관련 시장이 크게 팽창하고 있어 창작물 보안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비대면 업무가 확대됨에 따라 대기업, 공공기관 중심의 고객군이 중견, 중소기업으로 확대되고 있어, 관련 상품의 판매 기업도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