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의원 코인투자 논란으로 국내 블록체인 게임 업계가 멍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2030년까지 3015억달러(약 400조원) 규모로 성장할거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국내에선 블록체인 게임을 마치 사행심을 조장하는 게임 정도로만 치부하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블록체인 대중화의 열쇠로 꼽히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정쟁에 휘말려 경쟁력을 잃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시장, 2030년까지 400조원 규모

30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오는 20230년까지 4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할거란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평균 68.3% 성장률을 기록하며 3015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보고서는 "게임 내 자산의 소유권, 투명성, 신규 수익 창출 기회 등 수요로 인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블록체인 게임 월별 투자 추이/ 사진=댑레이더
2023년 블록체인 게임 월별 투자 추이/ 사진=댑레이더

실제로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듯,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투자는 계속 늘고 있다.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제공업체 '댑레이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블록체인 게임 관련 기업들은 총 76억달러(약 10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도 지난 4월 4억2100만달러(약 5600억원)를 투자 받았고, 지난 3월에도 4억3400만달러(약 5800억원)를 모금했다.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게임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더리움 레이어2 최강자로 여겨지는 '폴리곤'은 블록체인 게임을 블록체인 대중화의 열쇠로 보고 있다. 산딥 네일왈 폴리곤 공동창업자는 "가상자산 채택을 이끄는 주류 분야는 웹3.0 게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6~18개월 내 출시되는 웹3.0 게임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불릴 게임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게임은 가상자산 시장에 있어 가장 큰 규모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GDC 2023 부대행사인 GDC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폴리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허준 기자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GDC 2023 부대행사인 GDC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폴리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허준 기자

또 메타(옛 페이스북) 출신들이 모여 만든 레이어1 블록체인으로 관심을 모았던 '수이(Sui)’도 블록체인 게임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메인넷을 출시한 수이는 수이 기반 블록체인 게임 15종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블록체인 게임에 회의적이었던 게임업계도 서서히 블록체인 게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축제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3'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주요 파트너로 위메이드, 폴리곤, 갈라 등 웹3.0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넥슨, 넷마블, 네오위즈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GDC 2023에 참여해 자사의 블록체인 게임을 소개했다.


김남국 사태에 멍드는 블록체인 게임…"경쟁력 잃을까 우려"

이처럼 블록체인 게임이 대한 관심이 국내외에서 커지고 있지만, 최근 가상자산 투자로 논란을 빗은 김남국 의원이 게임코인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블록체인 게임 업계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김 의원이 위믹스와 MBX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위믹스를 발행한 위메이드와 MBX를 발행한 넷마블 마브렉스가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것. 

/그래픽 제작=이소라 기자
/그래픽 제작=이소라 기자

일각에선 구체적이 근거 없이 이들 게임사가 김 의원에게 로비를 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블록체인 게임을 돈만 벌기 위한 게임이라고 평가하거나, 심지어 게임이 아닌 도박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국내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이미지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에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하던 우리나라 기업들이 다시 '갈라파고스'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각종 규제와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게임 플레이 자체도 불가능한데, 전세계적으로 이렇게 트렌드에 뒤쳐지고 있는 국가는 손에 꼽힐 정도"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 게임사들이 PC-모바일 시장을 선도했던 것처럼 다시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신속한 제도 마련과 규제 개편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