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역량 부재로 한동안 기업가치 증대에 애를 먹었던 '유통양강' 신세계-롯데가 대체불가능토큰(NFT)를 통해 빠르게 팬덤 시장을 확보하고 있어 주목된다. 금리인상기에 직면하자 월간순이용자(MAU) 시장에서 벗어나, NFT를 통해 불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진성 유저'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롯데의 홈쇼핑 계열사 롯데홈쇼핑은, 20일과 21일 양일간 뉴욕 맨해튼 관광명소 피어17에 15m 크기의 초대형 '벨리곰' 전시한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벨리곰은 '일상 속에 웃음을 주는 곰'이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재미와 선한 영향력으로 대중에게 웃음과 힐링을 주는 분홍색 곰 캐릭터다. 지난 4월, 325만명 이상이 방문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공전시로 국내 초대형 캐릭터 전시 붐을 일으킨 이후, 인천국제공항 등에서 오프라인 전시 및 팝업스토어 등을 진행해 왔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를 위해 벨리곰이 어깨띠와 팻말 등을 활용한 지원 활동도 병행한다. 이보현 롯데홈쇼핑 미디어사업부문장은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뉴욕에서 초대형 전시를 기획했다"며 "벨리곰을 국내를 넘어 글로벌 캐릭터로 육성할 예정"이라고 했다.
벨리곰은 사실 NFT 생태계 조성 차원에서 등장한 캐릭터다. 초반 판매에 앞서 가격 이슈로 홍역을 치렀지만, 국내에만 수만명의 팬덤을 양산하며 홍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이같은 흥행 열기를 NFT의 본고장인 미국에도 전파, 글로벌 롯데의 브랜드 가치를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위해 벨리곰 NFT 활용처 확대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벨리곰 NFT만 보유해도, 롯데월드에 초대받을 수 있고 한정판 피규어와 시그니엘-롯데호텔 등 롯데그룹 계열사의 호텔 이용료 최대 15%를 할인 받을 수 있다. 또한 밸리 패스를 통해 롯데 주요 서비스를 빠르게 즐길 수 있는 패스트트랙도 제공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롯데 주요 계열사와의 연계 마케팅을 통해 벨리곰 NFT의 쓰임새를 매달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보다 앞서 NFT로 재미를 본 신세계 푸빌라는 말 그대로 마케팅 총력전을 통해 팬덤을 낚아챈 사례다. 신세계 푸빌라 NFT의 유틸리티로는 신세계 퍼스트라운지 입장, 발렛 주차, 커피 쿠폰, F&B 식사권 등이 있으며, 레어리티에 따른 신세계 백화점 혜택이 상당해 이미 디스코드 등 커뮤니티 입장자만 9만명에 이른다. 모바일 앱으로, 천문학적인 마케팅비를 투입해도 쉽게 얻을 수 없었던 이용자가 NFT 하나로 스스로 모여든 셈.
총 발행 갯수는 1만개로, 판매 가격은 250-300 클레이로 한화 25만원에서 30만원 사이였지만 지금은 클레이 가격이 크게 빠지며 부담이 줄어든 상황이다. 무엇보다 신세계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성공사례를 활용, 다양한 굿즈 사업을 NFT에 적용하는 한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퍼스트라운지 등을 활용한 VIP 사업도 NFT를 통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두 기업 모두, NFT를 활용 VVIP 이외 젊은 소비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만여명에 이르는 충성 독자를 확보하는 모습이다. 자연스레, 모바일 시대에 밀려 제값을 받지 못했던 양사의 밸류에이션에도 좋은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란게 마케팅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 모두, 최고급 호텔부터 골프장, 명품-패션-면세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콘텐츠를 보유한 곳"이라며 "NFT와 같은 타깃 VIP 상품은 불황과도 무관해, 추후 유통가의 기본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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