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규제와 중앙화를 거부한, 무정부주의(아나키즘) 형태의 가상자산(코인)이 전세계 거래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토종 코인 대장주 '위믹스'와 '보라'는 반대로 연일 사세를 확장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국내외 자산시장의 침체 속에도 유이하게 시세를 끌어올리며 투심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26일 가상자산 거래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 '위믹스'가 불과 일주일새 2배 가량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개당 2000원선에 머물던 위믹스는 이날 오후 3시기준, 개당 5700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카카오게임즈의 보라 또한 개당 300원까지 밀리다 최근 들어 반등에 성공, 개당 500원대에 안착했다.

같은 기간 루나 사태의 발발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 주요 코인 대다수가 많게는 30% 가량 가격이 빠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이 기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이슈까지 불거지며 글로벌 증시 또한 위협을 받았지만, 위믹스와 보라는 굳건하게 투심을 유지하며 오히려 전고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위믹스와 보라 모두, 루나와 차별화된 중앙화 방식으로 코인서비스를 이어온 점을 특징으로 꼽는다. 맹목적 탈중앙을 버리고 당국과의 조율, 규제 친화적 서비스를 앞세워 사업의 영속성을 키운 것. 소비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웹 3.0' 형태다. 실제 위믹스는 스테이블코인 위믹스 달러를 운영하면서도, 100% 지급준비금을 갖췄다. 또 P2E 게임 상당수를 해외에 서비스하면서도, 발행사인 위메이드가 인프라를 직접 책임지는 구조를 택했다. 무엇보다 금융이라는 키워드를 명분 삼아 규제회색지대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여타의 코인 발행사와 달리, 게임 콘텐츠를 즐기는 유틸리티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역시 지난 24일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게임이라는 실질적인 사용처가 있고 게임 내 코인과 게임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이 거래되는 경제를 위믹스가 대변하고 있다"며 "쓰임새가 없는 다른 코인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사진=카카오게임즈

 

이는 카카오게임즈의 보라 또한 마찬가지다. 국내 굴지의 인터넷 대기업 카카오 패밀리가 뒤를 받치고 있는데다, 카카오게임즈가 추진 중인 플레이 투 언(P2E) 게임 외에도 카카오게임즈 골프 신사업 등으로 활용처를 넓히고 있어, 유틸리티의 역할을 연일 배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추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 엔터 계열사의 사업 전방위에 보라가 활용될 것으로 추정한다. 카카오 글로벌 사업의 마중물로 활용될 공산도 크다. 

아울러 업계에선 양사가 규제 당국의 현황 파악조차 쉽지 않은 탈중앙 형태의 소통 방식을 버린 것 또한 최근의 규제 트렌드에 부합한다고 입을 모은다. 불확실한 정보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지 않고, 양사의 홍보 마케팅팀이 직접 외부와 소통하는 방식이다. 또한 양사의 파트너들 또한 모두 국내외 법인을 둔 일반적 형태의 기업으로, 조세회피처에 사업체를 두고 세포분열 방식으로 늘어난 유사 법인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블록체인의 탈중앙정신을 포기한, 대기업 독점구조를 질타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자본의 국적성을 인정하고 고용과 시장창출을 모두 이뤄내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가상자산 거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또한 각국 규제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규제친화적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할 공산이 크다"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 대거 진입한 만큼, 규제정책과 별개로 서비스 운영사 또한 맹목적 탈중앙을 버리고 하이브리드 형태로 전환해야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