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작전 개시일이 16일로 예정돼 있다는 미 정보 당국의 첩보가 공개되면서 일부 안전자산과 원자재를 제외한 자산 시장이 출렁였다.

가상자산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한국시간 10일 4만5000달러 선이었던 BTC(비트코인)는 하락을 거듭해 24일 약 3만4000달러까지 떨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사작전 개시 명령이 선포되면서 하루 새 4만달러에서 3만400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다만 25일부터는 미국의 대러 제재 조치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우크라이나 군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급락세가 잠시 진정된 분위기다. 

국제정치적인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한 층 짙어진 상황. 앞으로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 3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해 봤다.      

 

1. 금리 인상 폭 줄이고, 침공은 소강 국면으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오는 3월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되는 금리 인상 폭이 예상치를 하회하고, 침공도 소강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다.

이와 관련,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은 24일 CNBC에서 "이번 사태(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로 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완전히 제거됐다"며 "많은 이들이 얘기했던 올해 8~9번의 금리 인상도 테이블에서 제거됐다"고 말했다.

지난달엔 인플레이션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금리 인상 우려에 가상자산이 동반 하락했다. 금리 인상 폭이 예상치를 하회하면 가상자산이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침공 사태의 경우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시장은 상황이 극단적으로 흐르지 않기를 원하는 모양새다. 24일 미국의 대러 제재 조치가 예상보다 낮게 이뤄지면서 극단적인 상황이 모면되는 모습이 나오자 글로벌 증시와 가상자산이 반등했다. 

 

2. 침공 사태 심화... 금리 인상 폭은 예상치 하회

두 번째 시나리오는 가상자산 시장에 있어 가장 불확실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침공 사태가 심화되면 가상자산 시장이 떨어질 것이라는 반응과 상승할 것이라는 견해가 공존한다.

떨어진다고 보는 쪽은 사태가 심화되면 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려는 심리로 인해 가상자산 엑소더스가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가상자산이 위험자산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쟁은 종종 있었지만, 시장은 대체로 가상자산을 위험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고조됐을 때도 비트코인이 하락하는 동안 금 가격은 상승했다.

반대로 상승한다고 보는 쪽은 가상자산이 위기 상황에 빛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코인데스크US가 디지털자산 플랫폼 블록체인 닷컴 데이터를 인용한 24일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원하기 위해 기금을 모으는 자선단체의 디지털지갑에 70만달러 이상의 금액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쌓였다. 

사태가 악화돼 기존 결제 수단이 마비되면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가상자산을 이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침공 심화 시 시장의 불확실성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금리 인상 폭이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첫 번째 시나리오보다는 높을 전망이다.   

 

3. 국제사회의 강경 조치가 동반된 침공 사태 심화

세 번째 시나리오는 가상자산 시장에 있어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는 미국의 대러 제재 조치가 시장의 예상보다 작지만, 사태가 심화되면 미국이 생각보다 높은 제재 조치 등의 액션을 취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사태에 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유럽에서도 강경 조치가 나올 수 있다.  

과거 베트남 전쟁, 걸프 전쟁, 이라크 전쟁 당시 하락장이 길지 않았던 때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추이를 거론하며 이번에도 비슷할 것이라는 근거를 제시하는 쪽도 있다. 하지만 극단적인 상황이 지속적으로 심화된다면 하락 기간은 짧지 않을 수 있다.

금리 인상 폭 역시 극단적인 상황이 지속돼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내려가기 어렵다는 분석이 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금리 0.5%p 인상 가능성은 낮췄다"며 "다만 0.25%p 인상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24일 밝혔다.  

무엇보다 공포 심리가 극대화되면 짧은 기간 동안에도 하락 폭이 예상치를 훨씬 웃돌 수 있기 때문에 세 번째 시나리오가 전개된다면 공격적인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