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약 3조2000억원을 기록한 블록체인 및 핀테크 기업 두나무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1년새 8배 이상 늘어 7521개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약 4400억원 규모로 영업이익과 함께 비트코인 보유량도 크게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두나무의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분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BTC마켓 수수료로 알려졌다. BTC마켓에서만 수수료로 65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확보한 것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이를 현금화하는 것은 아직 어려워 보인다. 


비트코인 6584개 모두 BTC마켓 수수료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해 말 기준 비트코인을 전년 대비 702.66% 증가한 7521개 보유하고 있다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약 4400억원 규모다. 1년새 6584개가 늘어난 것. 

두나무 가상자산 보유 현황 / 사진=두나무 사업보고서
두나무 가상자산 보유 현황 / 사진=두나무 사업보고서

두나무 측은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분이 모두 업비트의 BTC마켓 수수료라고 전했다. 업비트의 BTC마켓은 거래액의 0.25%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원화마켓 수수료 0.05%보다 5배 높은 수치다. BTC마켓은 수수료가 원화마켓보다 비싸지만, 원화마켓에선 거래되지 않는 가상자산 ▲루나 ▲온버프 ▲파일코인 ▲유벤투스 등을 거래할 수 있다. 

비트코인 6584개를 수수료로 받기 위해선 비트코인 2만6336개의 가치만큼 거래가 일어나야 한다. 4일 기준 비트코인 2만6336개는 약 1조4748억원이다. 원화마켓보다는 훨씬 작지만, BTC마켓에도 1년에 약 1조원 이상의 거래량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 보유량도 급증

아울러 두나무의 이더리움과 스테이블 코인 USDT 보유량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더리움 보유량은 198개에서 3777개로, USDT 보유량은 446만5098개에서 779만8483개로 뛰었다. 이들 가상자산 증가분 역시 수수료 수익이라는 설명이다. 업비트는 원화마켓, BTC마켓과 더불어 스테이블코인마켓 USDT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업비트 BTC마켓 / 사진=업비트
업비트 BTC마켓 / 사진=업비트

이밖에 기타 가상자산 부분에서도 평가 가치가 전년대비 5배 이상 올라 약 564억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비트코인을 비롯해 두나무가 보유중인 가상자산의 가치는 약 5227억원이다. 두나무는 이 5227억원을 매출로 인식하고 있다.


매출의 7분의 1이 가상자산인데...현금화는 '불가능'

다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팔아 현금화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거래대금 부풀리기, 시세조종 방지 등을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전거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법인계좌 개설 역시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수수료로 받은 가상자산을 현금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출의 약 7분의 1이 현금화가 불가능한 것.

두나무는 보유중인 가상자산을 오입금 사고시 선보상에만 사용하고 있다.

조원희 디라이트 변호사는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는 법인계좌를 개설해주지 않고 있다"며 "법인계좌의 경우 법인의 실질적인 오너 등을 체크해서 고객확인제도(KYC)를 진행하고 자금세탁방지(AML)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확인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아서 법인계좌 서비스를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변호사는 "현재 가상자산 가치 평가 부분은 정리가 된 상황"이라며 "트래블룰 정착에 이어 가상자산 관련 가이드라인과 업권법이 확실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