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28,700원 ▼ 900 -3.04%)이 항공 화물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추진한다. 실시간 화물 추적뿐 아니라 데이터 위·변조 차단도 가능해 백신과 같은 의약품을 운송할 때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18,650원 ▼ 900 -4.6%)과의 합병으로 연간 화물 수송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화물 처리 능력도 개선될 전망이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올해 상반기 중 시범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선 무역업체(포워더) 7곳에 화물 반입 정보와 특수 화물 온도 조절 정보를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실시간 제공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른 포워더들의 참여 문의도 받는 중”이라며 “시범 운영을 통해 미비한 기능을 보완한 뒤 정식서비스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블록체인 서비스의 이점으로 ‘투명성’과 ‘보안성’을 꼽았다. 블록체인이란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을 말한다. 암호화된 거래 기록을 중앙 서버 한 곳이 아닌 여러 컴퓨터에 나눠 저장하기 때문에 위·변조와 해킹이 매우 어렵다. 항공 화물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경우, 계약·운송·통관 등 전 운송 과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공개해 유통과정이 투명해진다. 보안성도 뛰어나 품질에 민감한 의약품 유통 과정의 신뢰도 역시 높일 수 있다.

대한항공은 블록체인 기반의 ‘물류 플랫폼’ 구축도 구상하고 있다. 시범 운영 과정에선 대한항공만 포워더들에 화물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 서비스 운영이 확대되면 전자운송장과 전자세관신고서 등 관련 서류를 주고받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장기적으로 물류 플랫폼 참여 대상을 조업사와 세관까지 확대해 화물 운송 정보를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둔 대한항공 입장에선 화물 처리량이 늘어나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167만3600톤(t), 76만6800t의 화물을 수송한 점을 고려했을 때,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화물 처리량이 약 46% 늘어날 전망이다. 보유 화물기도 23대에서 49대로 늘어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운송 과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처리 시간이 줄어들고 오(誤)배송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는 “물류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이미 글로벌 추세”라며 “항공 화물 사업에 블록체인이 적용될 경우 화주와 업체들마다 달랐던 물류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돼 거래 속도가 빨라지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