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강화로 가격이 하락하는 듯 했으나, 이후 홍콩의 가상자산 거래 허용 논의 시작에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격이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 급등에 따른 조정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은 상승분을 일부 반납한 모습이다.

아울러 카카오 자사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제로 리저브' 정책 채택에 한때 5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또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는 코인원에 재상장 되면서 가격이 3500원까지 뛰어올랐다.


상승세 탄 비트코인...마지막에 주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6.52% 상승한 개당 3098만9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 비트코인은 2900만원대 내외를 횡보하며 별다른 가격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들어갔지만, 비트코인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진 못했다. 지난달 1일(현지시간) Fed가 연방공개시장준비위원회(FOMC) 성명을 통해 기준 금리를 0.25%p 인상한다고 밝혔다. 작년 3월 이후 첫 베이비스텝으로, 시장 전망치와도 부합한다.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다만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 대비 크게 상승한 만큼, 수익권에 들어선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가상자산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가 트위터를 통해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2만1800달러선을 회복하면서 2019년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평균 매수 가격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그러나 SEC가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을 제재하면서 비트코인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SEC는 공식 채널을 통해 크라켄의 가상자산 스테이킹 서비스 중단 등 내용이 담긴 합의안을 공개했다. 앞서 SEC는 크라켄이 미국 고객들에 제공한 가상자산 스테이킹 서비스가 증권법을 위반한다며 이를 기소한 바 있다. 합의문에 따르면 크라켄은 가상자산 스테이킹 서비스 프로그램의 미등록 판매와 관련해 3000만달러의 벌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반전은 설 연휴에 일어났다. 지난달 16일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새 10% 가까이 급등하면서 약 6개월만에 3100만원대를 회복한 것이다.계선 비트코인이 상승세의 원인으로 숏 포지션 청산을 꼽았다. 숏 스퀴즈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6000만달러(약 780억원) 이상의 매도 포지션을 청산했다. 숏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를 뜻한다.

더불어 싱가포르 최대 은행의 가상자산 서비스 홍콩 진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세바스챤 파레데스 DBS 은행 최고경영책임자(CEO)는 DBC 자체 가상자산 서비스를 홍콩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가 사실상 금지돼 있는 중국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32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금리 0.5%p 인상) 단행 가능성에 주춤하는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3월 기준금리가 5.25%에 도달할 가능성을 지난주 18%보다 오른 30%로 점치고 있다. 현재 미국 중앙은행 기준 금리는 4.75%다.


테스트넷서 업그레이드 진행한 이더리움...비트코인 따라 가격 상승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7.95% 상승한 개당 215만2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흐름을 따랐다. 이더리움도 SEC의 크라켄 제재 이후 200만원선이 붕괴됐다. 업계선 상하이 업그레이드 후 시장에 대규모 언스테이킹 이더리움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이더리움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외신에 따르면 마렉스솔루션 가상자산 부문 총괄 일란 솔로트는 "오는 3월 완료될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비콘체인에 예치된 이더리움은 출금 가능한 상태로 전환된다. 현재 이더리움 비콘체인에는 약 1726만이더리움이 예치된 상태다. 물론 업그레이드 당일 해당 물량이 다 출금되는 것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다. 일평균 약 4만3200이더리움이 출금 가능하다. 상하이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지분증명(PoS) 비콘체인에 예치된 이더리움 언스테이킹을 지원하는 업그레이드다. 

그러나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설 연휴에 급등해 지난 16일 한때 22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또 같은날 바이낸스 리서치는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의 31%만이 수익권이라고 진단, 이 데이터를 근거로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한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을 청산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고, 수익권인 투자자들도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달 28일 이더리움 클라이언트 네더마인드(Nethermind) 팀 리더 마렉 모라진스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세폴리아 테스트넷에 샤펠라(Shapella)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활성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외신은 "세폴리아 테스트넷은 상하이 업그레이드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행될 3개의 테스트넷 중 두번째 테스트넷이다. 다음 테스트넷 업그레이드는 골리(Goerli) 테스트넷으로 3월 21일경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메인넷 상의 상하이 하드포크가 4월로 연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소송 언제 끝나나...꿈쩍 않는 리플 가격

리플은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달리 지난달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가상자산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든, 하락하든 별다른 가격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0.98% 하락한 개당 504원에 거래됐다.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리플 가격이 500원대에 달라 붙은 가운데, 지지부진한 소송 소식은 계속 전해졌다. 리플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미국 변호사 존 디튼(John E Deaton)이 트위터를 통해 "리플랩스와 리플은 공동기업이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정상적 주장 탓에 담당 판사가 향후 약식 판결을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 경우 판사는 공동기업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대해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지난 11일 "SEC는 리플이 증권으로 간주돼야 한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리플랩스와 리플이 공동기업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에는 허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지난달 21일 SEC와 '미등록 증권 판매' 소송을 진행 중인 리플랩스 법률 고문 스튜어트 알데로티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SEC는 최근 대법원까지 간 5건의 소송 중 4건에서 패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리에 충실하지 않은 SEC의 괴롭힘에 맞서 싸울 용기와 능력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은 꾸준히 그들의 권리를 위해 싸웠고 승리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또 정부나 기업의 불법행위를 감독하는 미 비영리단체 EMPOWR의 창립자 제이슨 포스터가 성명서를 통해 "리플과 SEC 간 소송에서 힌먼 연설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EC는 정부 기관의 이해상충과 윤리적 문제를 파헤치려는 모든 시도를 무력화 해왔다. 하지만 리플 사건에 있어 대중들은 힌먼의 연설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힌먼 연설 문서는 2018년 6월 당시 SEC 임원에 재직 중이던 윌리엄 힌먼이 야후 파이낸스 올마켓 서밋에 참석해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네이티브 토큰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달만에 극적으로 부활한 위믹스

위믹스는 지난해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된지 두달만에 코인원에 재상장돼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16일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은 위믹스를 재상장했다. 위믹스는 2022년 10월 27일 유통량 계획 정보의 신뢰성 문제 등으로 유의종목이 지정된 이후 해당 문제해결을 위한 소명절차를 거쳤으나 2022년 12월 8일 유통량 위반, 정보 제공 및 신뢰 훼손 등의 문제로 거래지원이 종료된 바 있다.

위믹스 차트 / 사진=지닥
위믹스 차트 / 사진=지닥

코인원은 "위믹스는 과거 거래지원 종료 결정을 받은 바 있으므로, 코인원은 추후 이전과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하여 기타 보완 서류들을 추가로 수령했다"며 "제출된 자료와 거래지원종료 사유에 대한 개선 및 향후 대응 계획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했다"고 말햇다. 검토 결과, 거래지원시 발생했던 유통량 위반, 정보 제공 및 신뢰 훼손 등의 문제가 해소되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에 위믹스 가격은 코인원 상장 직후 한떄 35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달 1일 위믹스 가격은 1100원대를 횡보했다. 다만 3월 1일 오전 9시 기준 위믹스는 상승분을 일정부분 반납하고 개당 2824원에 거래됐다.


제로 리저브 기대감에 급등한 클레이...링크는 급등 후 급락

지난달 초 200원대를 전전긍긍하던 클레이도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클레이 전월 동시간 대비 44.1% 상승한 개당 373.2원에 거래됐다. 클레이 가격은 '제로 리저브'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지난 16일부터 상승세를 탔다. 제로 리저브란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예비 가상자산 물량을 없앤다는 뜻이다. 소위 코인을 팔아서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클레이 차트 / 사진=빗썸
클레이 차트 / 사진=빗썸

실제로 지난 22일 클레이튼 재단은 클레이 미유통 물량 약 72억8000만개의 73%에 달하는 52억8000만클레이의 신속한 소각 계획을 포함한 토크노믹스 안을 투표에 부쳤다. 또 나머지 20억클레이도 향후 3년 내 최적의 활용처를 찾지 못한다면 전량 소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날 클레이 가격은 한때 480원대까지 급등했다. 다만 이후 수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다시 300원대로 주저 앉은 상황이다.

링크 차트 / 사진=빗썸
링크 차트 / 사진=빗썸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월 동시간 대비 3.9% 상승한 개당 5만7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링크 가격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달 초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 하락에 한때 3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가상자산 설 연휴 반등으로 가격은 회복한 링크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원화마켓 상장 소식에 한때 7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다만 상장 직후 가격이 다시 하락해 40달러대로 내려 앉았다.

라인 블록체인은 지난달 로드맵을 발표하고 라인 블록체인 및 링크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