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 2016년 착공한 두 번째 사옥 '1784'의 모습을 14일 전면 공개했다. '테크 컨버전스 빌딩' 컨셉으로 건축된 1784는 연면적 5만평, 총 36개층(지하8, 지상 28) 규모로, 엘리베이터 수만 25대에 이른다.

네이버는 "1784는 공간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기술 플랫폼'이자 테스트베드"라며 "네이버의 업무 공간인 동시에 로봇·자율주행·AI·클라우드 등 네이버가 연구·축적한 모든 선행 기술을 망라하고 융합했다"고 전했다.
 

◆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



앞서 1784는 스마트도시협회로부터 세계최초 로봇 친화형 건축물로 인증 받았다. 사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첨단 기술 역시 '로봇'이다.

네이버랩스가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AROUND를 기반으로 제작한 로봇 '루키'는 사옥 곳곳을 누비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내 식당에서 임직원이 네이버웍스를 통해 주문한 도시락을 수령해 가져다주거나 카페에서 회의실 공간까지 커피를 배달하기도 한다.

네이버 제2사옥에서 각종 배달 서비스를 수행하는 로봇 '루키'. [사진 출처 = 네이버]실내 매핑 로봇 M2는 루키가 잘 움직일 수 있도록 1784 전역을 디지털트윈 데이터로 제작한다. 이 데이터는 네이버랩스의 측위 기술 '비주얼로컬라이제이션'을 통해 로봇들의 측위와 경로 설정에 반영된다.

1784 내 로봇은 자체 통제 시스템이 없다. 건물 인프라와 연동된 클라우드 기반의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ARC(AI·ROBOT·CLOUD)에 의해 통제된다. 로봇은 많지만, '두뇌'는 하나인 셈이다.

아크는 로봇과 인프라의 제어를 담당하는 아크브레인과 로봇의 측위와 이동을 담당하는 아크아이를 이용해 수많은 로봇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수시로 업데이트한다.

실내 매핑 로봇 M2. [사진 출처 = 네이버]1784에서는 로봇에 특화된 인프라도 볼 수 있는데 세계 최초의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인 로보포트(ROBOPORT)가 대표적이다. 로보포트는 지하 2층부터 옥상까지 전층에 걸쳐 운행되는 순환식 구조로 이뤄져있어 로봇들의 수직 이동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테스트베드라는 컨셉에 맞게 1784에서는 다양한 로봇 실험이 이어진다.

양팔로봇 '앰비덱스'는 1784 내 카페 등에서 배달을 마친 로봇 루키를 소독하고, 네이버랩스가 연구 중인 드로잉로봇 '아르토원'은 사람의 붓터치를 학습해 패드에 그림을 그리는 테스트를 시행한다. 로봇이 일상에서 사람과 상호작용하기 위한 비전, 힘제어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다.

이외에도 새롭게 재미있는 실험들도 계속 공개되고 있다. 1784 내에서는 IPX(구 라인프렌즈)의 대표 캐릭터 '브라운'과 '샐리' 모습을 한 로봇도 활약 중인데 이 로봇들은 '익숙한 캐릭터를 활용한 로봇과 사람간의 상호작용 연구 '라는 주제의 연구를 위해 개발된 것으로 네이버랩스의 HRI(사람-로봇 상호작용) 연구 과제 중 하나다.

네이버는 "1784가 로봇 친화형 빌딩이라는 점은 로봇 선행 연구에 있어서도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네이버 서비스 담당자들 역시 로봇 자체가 일상이 되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서비스와 융합을 기획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세계 그 어느 곳보다 거대한 로봇 실험실에서 앞선 기술과 서비스들이 차례로 선보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네이버 제2사옥 사내 식당. [사진 출처 = 네이버]

◆ 목소리 인식해 회의록 작성…아프면 부속의원에서 치료



임직원의 업무 편의와 건강을 위한 시설도 다양하다.

1784 내 도입 예정인 'AI 회의실'은 회의실 내 설치된 AI스피커 '클로바 클락'은 녹음된 내용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클로바의 서비스 '클로바노트'와 연동돼 있다. 회의가 끝나면 클로바노트로 정리된 회의록을 모든 참석자들에게 공유 가능하다.

임직원들은 네이버웍스를 통해 1784의 다양한 건물 인프라를 제어하거나 빌딩 내 다양한 편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데 회의실을 예약하는 경우 회의실의 온도, 조명, 루버, 환기 등을 직접 제어할 수 있고, AI 챗봇을 통해 사내카페 및 식당에 실시간 메뉴 대기 현황을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다.

사옥 안에 있는 300평 규모의 부속의원에서는 전문의 자격을 보유한 의료진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건강검진 상담, 내과 과목을 진료한다.

의원에는 클로바 헬스케어 기술이 적용돼 환자에 대한 병력 청취를 온라인으로 수행해 AI 기술로 그에 따른 진찰 사항이 의료용어로 자동 변환되거나 클로바OCR과 AI 서머리 기능을 통해 서로 다른 형태의 과거 검진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항목들을 분류, 정리, 분석하여 이력관리 및 적절한 검진 추천도 해준다.

네이버 제2사옥 내 부속병원. [사진 출처 = 네이버]얼굴인식기술인 클로바페이스사인은 임직원이 사원증을 태그하는 대신 얼굴인식만으로 문을 통과하거나 부속의원, 식당, 편의점 결제를 하도록 해준다. 2~3m 전부터 얼굴 인식이 가능해 멈추지 않아도 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 마스크를 쓴 채로도 인식이 가능하다.

감염내과 전문의와 산업공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방역자문단'의 도움을 받아 층별 공기가 분리되어 있는 ▲독립 외조기 방식 ▲천장의 복사 패널 시스템을 혼합 적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이용해 중대형 병원 수준의 방역 안전성을 확보한 것도 1784의 특징이다. 얼굴인식, 스마트주문, 로봇 딜리버리, 비접촉식 센서 도어, 스마트제어, 1인 회의실 확충 등 기술을 활용해 사옥에서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박태준 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1784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방역과 업무 효율을 고려한 미래형 사무공간"이라며 "사무공간에 방역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사람들은 네이버가 했던 고민을 참고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