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폼랩스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와 가상자산 '루나'(LUNA) 폭락 사태로 인해 블록체인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99.99% 폭락이라는 전례 없는 사태에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결국 '폰지 사기'가 아니냐는 불만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산업 자체를 비난하거나 기술을 외면해선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어떤 산업에서 사고가 났다고 산업 자체를 비난하지 않는 것처럼, 블록체인 역시 이같은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업계 이미지, 루나와 함께 추락

UST-루나 폭락 사태로 블록체인 업계 혼란 그 자체다. 루나 투자자들의 절규와 블록체인 업계에 대한 조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업계 이미지가 안 좋아진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비판과 비난이 구분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CI=테라
CI=테라

내막이 복잡한 UST와 루나 폭락의 과정을 폰지사기라는 단순하고 쉬운 말로 호도해 블록체인이 사기라는 여론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꿋꿋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마저 싸잡아 사기꾼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새롭게 확대 개편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1호 사건이 루나 폭락 사건 수사가 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금융당국이 강력한 규제안을 제시할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웹3' 핵심 블록체인, 놓쳐선 안될 성장 기회

블록체인 업계는 이미지 추락으로 인한 블록체인 대중화 실패와 규제 일변도의 업권법으로 인한 산업 발전 둔화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웹3 시대의 핵심인 블록체인 산업이 뒤쳐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49억달러(약 6조2181억원)를 기록했다. 또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블록체인 시장 분석 연구보고 2021~2028'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8년 전세계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1041억9000만달러(약 125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도 업종을 가리지 않고 국내외 기업들이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 들고 있다. 게임업계의 경우 블록체인 사업은 대세를 넘어 필수가 됐고, 해외에서도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국내 대표 통신사 SKT와 KT 같은 대기업들도 블록체인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 더 단단해지는 계기로 만들어야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은 '사건'과 '산업'을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은행도 망한 곳이 많은데 은행업이 사라진 건 아니다"라며 "스테이블코인도 안전하지 않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긴 하나의 사건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이번 사건을 통해 교훈을 얻고, 문제점을 개선하면 되는 것"이라며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근원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실제 가치보다 가상자산에 더 집중하면서 주객이 전도됐다"며 "이번 사태가 그런 것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을 통해 필요한 자금 조달하고 금융시장에서 선보이지 못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일수도 있지만, 큰 변동성에 따른 투기가 몰리면서 기술 개발이나 사업 실행보다도 금융이나 사업성과 우선시 될 수 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임 연구위원은 "P2P 네트워크, 지분증명(PoS), 작업증명(PoW), 스마트컨트랙트, 디파이(DeFi), 대체불가능한토큰(NFT)로 블록체인 산업이 굵직한 뿌리는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며 "너무 빨리 키우려고 하지 말고 줄기 튼튼하게 나오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