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터넷 검열이 더 심해진 중국에서 대체불가토큰(NFT)이 새로운 저항수단으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중국에서 NFT가 디지털 예술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검열에 반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통제하기 위해 당국이 온라인 게시물 검열 수위를 높이자, 그림이나 영상 등의 디지털 파일을 블록체인에 등록해 영구 보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4월의 목소리’다. 장기 봉쇄로 절규하는 상하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이 6분짜리 영상은 지난 4월22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에 게재된 후 2시간 만에 10만건이 넘게 공유될 정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날 10시쯤 영상은 갑자기 삭제됐고, 웨이보나 바이두 등 다른 SNS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당국의 검열이 작동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22일 기준 세계 최대 NFT(대체불가토큰) 거래소 ‘오픈시(OpenSea)’에 ‘4월의 목소리’를 검색하면 248건의 NFT가 검색된다. | 오픈시 캡쳐

22일 기준 세계 최대 NFT(대체불가토큰) 거래소 ‘오픈시(OpenSea)’에 ‘4월의 목소리’를 검색하면 248건의 NFT가 검색된다. | 오픈시 캡쳐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당국이 손댈 수 없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4월의 목소리’를 보호하는 방법을 택했다. 22일 기준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시(OpenSea)’에 ‘4월의 목소리’를 검색하면 248건의 NFT가 검색된다. 이 중 대부분은 무료이거나 매우 낮은 가격에 등록돼 있다. 실제로 판매하기 위한 의도로 등록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4월의 목소리’를 포함해 상하이 봉쇄와 관련된 수십개의 NFT를 올린 상하이 소재 기술회사의 사내 변호사 데렉 이는 “우리의 시련은 기억돼야 한다. 우리가 경험한 굶주림, 분노, 절망, 부조리를 기억하는 것 외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NFT에 가격표를 붙이지 않았다고 WSJ에 말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검열에 맞서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에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처음 경고해 당국의 질책을 받았던 리원량 의사가 사망했을 때도 비슷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블록체인 기반 저장시스템인 ‘알위브’의 공동창립자 샘 윌리엄스는 당시 NFT를 등록하려는 이용자들의 트래픽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리원량이 생전 쓰던 웨이보 계정에 남겨진 수십만개의 추모글 등 그를 기억할 만한 흔적을 시각화해 블록체인에 남기려 한 것이다.

검열을 피해 블록체인으로 눈을 돌리는 콘텐츠 제작자들도 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중국어 퍼블리싱 플랫폼인 ‘매터스뉴스’의 공동창립자 구오 리우는 플랫폼이 중국에서 차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8년 이후로 이용자 10만명을 모았다고 밝혔다. 2017년에 창립된 또 다른 블록체인 기반 퍼블리싱 플랫폼 ‘라이크코인’에 따르면 현재 약 8000개의 웹사이트가 콘텐츠를 보존하기 위해 해당 플랫폼의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라이크코인’에는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 후 정부가 폐간한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매체 ‘빈과일보’의 기사도 등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우는 검열에 저항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법이 가까운 미래에 주류가 되진 않겠지만 이에 대한 수요는 분명 증가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를 추진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