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0만원대를 횡보하던 비트코인이 이번주 2800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이더리움도 200만원선이 붕괴됐다. 보름 가까이 횡보하던 비트코인 및 주요 가상자산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자산 거래소 제재 이후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최근 '탐욕'을 기록하던 투자심리도 위축돼 '중립'으로 나타났다.


SEC의 美 가상자산 거래소 제재...상승세 걲인 비트코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주 동시간 대비 4.46% 하락한 개당 2812만1000원에 거래됐다. 이번주 초 2900만원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0일 하루만에 100만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최근 업계선 인플레이션 완화에 따른 비트코인 강세 전망이 쏟아졌으나 SEC의 개입에 기대감이 떨어진 모습이다.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지난 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토론에서 "인플레이션 하락 프로세스는 이미 시작됐다. 그러나 갈 길이 상당히 멀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이 즉각적인 변화를 보이진 않았지만, 업계선 인플레이션 완화에 따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이보다 앞서 모건크릭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책임자(CEO) 마크 유스코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강세장은 예상보다 빠른 올해 2분기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 같지는 않으나, 시장은 Fed의 결정을 예상하는 경향이 있다.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되거나 중단되기만 하더라도 피봇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가상자산을 포함한 모든 위험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9일(현지시간) SEC가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을 제재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SEC는 공식 채널을 통해 크라켄의 가상자산 스테이킹 서비스 중단 등 내용이 담긴 합의안을 공개했다. 앞서 SEC는 크라켄이 미국 고객들에 제공한 가상자산 스테이킹 서비스가 증권법을 위반한다며 이를 기소한 바 있다. 합의문에 따르면 크라켄은 가상자산 스테이킹 서비스 프로그램의 미등록 판매와 관련해 3000만달러의 벌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SEC는 크라켄이 2019년부터 크라켄 풀을 통해 일반 투자자에게 SEC에 사전 보고 및 등록되지 않은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투자자는 관련 리스크에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해당 조치가 가상자산 스테이킹 제공 업체에게 서비스 등록 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진실되게 정보를 공개하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함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업그레이드 임박한 이더리움도 동반 하락

이더리움과 리플도 비트코인이 하락하자 동반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전주 동시간 대비 5.76% 하락한 개당 196만8500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 가격이 200만원대 밑으로 떨어졌지만 업그레이드 준비는 계속되고 있다.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지난 10일 이더리움재단 공식 홈페이지(ethereum.org)에 이더리움 스테이킹 출금 페이지가 업데이트됐다. 해당 페이지에는 이더리움 스테이킹 철회, 출금 활성화 일정, 출금 방법 등이 소개돼 있다. 올 상반기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의 출금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11일 이더리움 재단 블로그에 따르면, 샤펠라(상하이+카펠라) 메인넷 업그레이드 테스트가 오는 28일(현지시간) 세폴리아 테스트넷에서 활성화될 전망이다. 현재 샤펠라 업그레이드는 메인넷 출시 전 마지막 단계로 퍼블릭 테스트넷에서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해당 단계에서는 검증자의 전액 출금 및 부분 출금 등을 테스트한다. 여기서 부분 출금은 검증자를 유지하기 위한 32이더리움 이외 물량의 출금을 의미한다.

또 JP모건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ETH) 네트워크는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스테이킹 비율(스테이킹된 이더리움/유통 이더리움)이 14% 상승할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Nikolaos Panigirtzoglou)가 이끄는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해당 보고서에서 "다른 주요 지분증명(PoS) 네트워크의 평균 스테이킹 비율은 60%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상황을 가정하면 이더리움 지분증명 네트워크의 검증자 수는 현재 50만명에서 향후 220만명까지 증가할 수 있으며, 스테이킹 연금리는 현재 7.4%에서 약 5%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플·클레이·링크도 하락...투자심리 위축

리플은 전주 동시간 대비 4.06% 하락한 개당 496원에 거래됐다. 이달 들어 500원대를 유지하던 리플이 다시 하락한 모습이다. 리플 관련 주목할만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아울러 클레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4.9% 하락한 개당 251.9원에 거래됐다. 또 링크는 전주 동시간 대비 11.77% 하락한 개당 37.68달러에 거래됐다.

주요 가상자산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알터너티브(Alternative)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가 전날 대비 1 포인트 오른 49를 기록했다. 중립 단계가 유지됐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