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코인) 시세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의 행정명령이 규제 친화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르며 오히려 매수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 미국과 러시아-중국 간의 화폐 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달러 패권을 쥔 미국이 코인 시장을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가상자산 거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거래일대비 8% 오른 개당 52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미국 기술주와 마찬가지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비트코인은 이날 미국의 규제안 발표 덕에 완연한 상승세로 접어든 모습이다. 

이날 AFP 통신 등 외신들은 일제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 규제 행정명령을 공표, 재무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들에 디지털 달러 연구 착수를 지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외신 등이 보도한 재무부 웹사이트 게시글에서도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가상자산에 대한 대통령 행정명령은 책임 있는 혁신을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이 규제책을 통해 시장 양성화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미국 CNBC와 로이터 통신 등도 "백악관의 가상자산 시장 육성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실 미국의 디지털 달러 발행 계획과 소비자 보호 등이 중점이 된 가상자산 규제는 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간 디지털 달러가 등장할 경우, 블록체인의 강점을 활용하는 동시에 탈중앙 기반의 가상자산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른 탓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행정명령이 가상자산 시장을 인정하고, 업계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며 시장은 환호하는 모습이다.

이는 수년간 이어진 코인 거래소 규제와 자금흐름 파악을 통해 탈중앙 기반 가상자산 역시 일정수준 정부 콘트롤이 가능해진 덕이다. 특히 업계에선 러시아와 중국 등 미국 중심 세계관을 위협하는 국가들과의 패권 전쟁에서도 탈중앙 기반 가상자산이 유용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이 달러 패권을 부정하는 국가의 국부를 흔드는데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어, 미국 입장에선 디지털 자산 시장을 주도하며 달러 패권을 디지털로 이어갈 수 있다고 본 것"이라며 "선제적인 규제로 시장을 키워, 디지털 자산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고 분석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없앨 수 없다면, 인정하고 관리해가는 방식으로 가겠다는 의미"라며 "그간은 행정적 틀, 법적 기준 자체가 없다는게 문제였는데, 이걸 구체화 한다는 것 자체가 제도권 진입을 의미하며 러시아 금융규제로 도피 중인 자금 역시 상당부분 미국 관리 속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