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이용자만 1600만명에 달하며 빠르게 성장해온 당근마켓. 남부러울 것 없을만큼 덩치를 불렸지만, 풀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급선무는 단연 수익성 개선이다. 주력 사업인 '중고거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온터라 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는 탓이다. 당근마켓이 '돈 버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비슷한 사업구조를 취하고 있는 미국의 '넥스트도어'를 보면 어느 정도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돈 버는 하이퍼로컬 플랫폼, 미국 넥스트도어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넥스트도어는 하이퍼로컬(지역 밀착·동네 생활권)의 선두주자로 불린다. 미국에서 2011년 첫선을 보인 지역 밀착 소셜미디어(SNS) 서비스로, 부동산과 홈 서비스부터 중고거래까지 가능하다. 쉽게 말해 페이스북, 직방, 당근마켓의 서비스를 하나로 합쳐놓은 것이다. 현재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11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넥스트도어는 거주 지역 기반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전 세계에 26만8000여 개에 달하는 커뮤니티가 있다. 미국에선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이 서비스를 사용할 정도다.

지난 2일(현지시간) 넥스트도어는 2021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넥스트도어는 5930만 달러(약 7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010만 달러·약 486억원) 약 47.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2930만 달러(약 3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운영비용이 약 8860만 달러(약 1074억원)로, 전년 동기 5550만 달러(673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 상장으로 인한 주식 보상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한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780만 달러(약 94억원)로 전년과 유사했다.

즉, 넥스트도어는 어쨌든 돈을 벌고 있고 수익성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넥스트도어의 주간활성이용자수(WAU)와 인당 평균 결제액(ARPPU)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넥스트도어의 WAU는 3600만명으로, 1분기(2800만명) 대비 28% 증가했다. 인당 평균 매출은 2018년 3.83달러에서 2019년 4.23달러, 2020년 4.62달러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6.08달러까지 치고 올라왔다. 

넥스트도어는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 것일까. 답은 역시 광고다. 무료 서비스이지만 보안업체, 부동산 중개업체, 동네기반 소상공인 등의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는 넥스트도어가 단순히 중고거래에만 집중하지 않고 부동산, 청소, 보안, 홈 서비스 등 기능을 다변화해온 덕분이다. 일종의 '판매자'를 대거 입점해놓은 것. 여기엔 돈을 쓸 소비자가 더해져야 시너지가 날 터. SNS 기능으로 활성화된 지역 커뮤니티는 이용자 유입을 빠르게 촉진,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낸다. 잠재적 소비자가 늘어날 수록 광고비 지출을 커질 수 밖에 없다.

넥스트도어는 수익 보고서에서 이번 분기 매출이 4800만 달러(약 578억원)가 될 것으로 밝혔다. 올해 매출은 이전 목표 2억5200만 달러에서 2억5400만~2억5600만 달러(약 3057억원~3081억원)로 상향했다. 시장의 예상치는 더욱 높다. 이번 분기 4841만 달러, 올해 2억6000만 달러로 예상했다.

/사진=넥스트도어 공식 블로그 
/사진=넥스트도어 공식 블로그 

 


당근마켓은 무엇으로 황금알을 찾을까 

당근마켓도 우선 광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근마켓은 개인 또는 업체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만들어 노출할 수 있는 '지역 광고'가 거의 유일한 수익원이다. 주력 사업인 '중고거래'에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어 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는다. '동네 생활', '내 근처'도 마찬가지다. 당근마켓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로 최근 지역 광고 과금 기준을 '노출횟수'에서 '클릭 수'로 변경했다. 기존 방식에서 1000회 노출 기준 부과되는 광고비는 3000원에서 5000원 수준이지만, 변경된 방식에서는 50회만 클릭돼도 5000원이 부과된다.

그러나 지역 광고 만으론 다소 부족하다는 분석도 많다. 넥스트도어가 전세계 11개국 국가에서 광고비를 창출해내고 있는 탓이다. 동네기반 소상공인의 광고 뿐 아니라 부동산과 홈 서비스, 보안 등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당근마켓의 지역 광고보다 광고주풀이 넓다고 볼 수 있다.

당근마켓으로서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셈. 플랫폼의 수익 창출 과정으로 볼때, 광고의 다음 단계는 '커머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당근마켓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커머스의 시작은 간편결제다. 플랫폼 내에서 구매를 완결짓는데 첫 단추가 되는 탓이다. 지난달 당근마켓은 간편결제 서비스 '당근페이' 전국 서비스를 출시했다. 당근페이 결제 서비스 운영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당근채팅에서 이웃에게 모바일쿠폰을 선물할 수 있는 '선물하기', '내 근처' 탭의 '동네 장보기' 등 로컬커머스, '청소연구소', '펫트너' 등 생활 밀착형 제휴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자체 기획상품(MD) 출시를 통해 충성고객을 도모할 수도 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비즈프로필'에 굿즈 판매를 위한 공식 스토어를 열고, 상품 판매에 나선 바 있다. 시작은 '당근 장바구니'였다. 이벤트나 캠페인에 참여할 때 사은품으로 증정해온 '당근 장바구니'에 대한 구매 문의가 끊이질 않자, 지난해 4월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당근마켓은 공식 스토어를 열고 두 번째 굿즈 상품 '당근 슬리퍼'를 선보였다. 당근 슬리퍼는 판매 시작 4일 만에 완판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 당근마켓은 새로운 굿즈 제작을 위해 '당근 굿즈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용자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출시한 굿즈 상품은 이용자 호응을 더욱 높이고 새로운 소통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근마켓이 지역기반 소통 커뮤니티를 표방하는 만큼, 새로운 소통 경험을 계속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는 이용자 '락인 효과'로 이어져 향후 플랫폼 규모를 더욱 확장하는 것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